미완성1 22호_프로지망생 / 연푸른 1.D-64:00 AM겨울이 막 지나가는 어느 날의 새벽. 이따금 새벽 공기를 깨우는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집에 돌아가지 못한 자들의 마지막 보금자리였던 낡은 술집마저 이제는 영업을 끝낸 옅은 남색의 도시. 술집이 즐비한 길가에서 두블럭 떨어진 한적한 골목에 불 켜진 방 하나가 있다. 형광등의 핏기 없는 불빛 아래, 여자는 여전히 깨어 있다. 토독토독- 최근 구매한 듯 매끈한 모습의 보랏빛 적축 키보드 소음만이 방 안을 채웠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정적. 신경질적인 마우스 스크롤 소리. 여자는 턱을 괴고 건조한 눈을 깜빡이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본다. 끝없이 이어지는 흰 바탕에 검은 글씨, 흰 바탕에 검은 글씨, 흰 바탕에 검은 글씨. 여자는 어딘지 맘에 들지 않는 듯 마우스를 몇 번 딸각거리.. 2024. 5.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