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_2021/12호_일상을 이야기로, 기념7 12호_일상을 이야기로, 기념_웹진 ver. 2022. 1. 2. 12호_특별할 것 없는 날 / 연푸른 특별할 것 없는 날 에디터 / 연푸른 일어나자마자 생각했어. 오늘은 너를 보러 가야겠다고. 특별히 날이 좋거나, 특별히 날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건 아니야. 어느 때와 다름없는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어. 창문을 통과한 찬 기운이 왼쪽 팔을 간질이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을 길거리의 정적을 쓰레기차만이 깨고 있었지. 아, 쓰레기차 소리가 기억나는 걸 보니 아침이라 부르긴 너무 이른 시간이었나 봐. 그 쓰레기차는 늘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우리 집 앞을 지나거든. 새벽 5시,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에 눈을 떴기 때문이었을까? 내 학창 시절을 조금 더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어줬던, 너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말이야. 그날도 이런 평범한 겨울이었어. 나는 체육복 바지를, 너는 무릎이 살짝 덮이는 길.. 2021. 12. 31. 12호_275일 기념일 / 망 275일 기념일 에디터 망 공휴일, 생일, 연애 기념일, 결혼 기념일,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등.. 기념일이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기 쉬운 날들이다. 더군다나 12월의 기념일이라고 하면 크리스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번 밍기적 호의 주제도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그리고 밍기적의 1주년을 맞아 기념을 주제로 삼았다. 좋은 글감이다. 비단 에디터가 기념일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에 가깝더라도, 이런 의견이라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여전히 좋은 글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큰고모와 함께 영화 를 봤다. 워낙 유명한 영화로 모두가 한번즘 이름은 들어봤을 영화지만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기 전에 알고 있던 배경 상식으로는 특정한 주인공 없이 여러 에피소드가 겹쳐진 .. 2021. 12. 30. 12호_기념하지 않는 삶 / 온기 기념하지 않는 삶 에디터 온기 Intro 개인적으로 12월은 좋아하는 달이 아니다. 한 해의 마지막, 한 해를 함께 달려온 사람들을 격려하고 함께 모여 술과 음식을 함께 즐긴다. 올해는 특수한 제약이 생겨 모임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연말인데, 그래도 12월인데”를 외치며 함께 모여 기념하는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당연히 기념해야 할 우리의 한해 끝 자락이니까. 만남을 가지지 못 하더라도, 소소하게나마 선물을 주고받는 풍경은 흔히 볼 수 있다. 최소한 한 해동안 수고했다는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네거나, 다음 해를 기약하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어쨋든 12월은 여러 기념할 것들이 넘쳐나는 달이다. 12월은 밍기적에게도 특별한 달이다. 바로 작년 이맘 때즈음 밍.. 2021. 12. 29. 12호_기념하기 위해서라도 / 바투 기념하기 위해서라도 에디터 / 바투 그날도 추웠다. 밍기적의 역사적인 탄생일이라 거창하게 기념하고 싶은 2020년 12월의 어느 날. 크게 보면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묶이지만 서로 간의 거리가 꽤 되었던 우리는 각자의 퇴근 후 대중교통을 부지런히 환승해가며 익선동의 한 술집에 모였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우리는 밍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묶일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만나 크리스마스 머리띠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2020년의 마지막을 추억했다. 그러던 중 연푸른의 잡지 발간 소식을 듣고 제법 재미있겠다는 호기심이 들었고, 그렇게 밍기적은 호기롭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딱 1년 뒤인 2021년 12월에 다시 모였다. 거창하지 않고 투박한, 소소한 얘기도 편히 오갈 수 있는 그런 .. 2021. 12. 28. 12호_일상을 이야기로, 기념 / 편집장의 인사 일상을 이야기로, 기념 편집장 / 연푸른 12월은 동화 같은 달이다. 길거리에는 줄지어 손 잡은 꼬마 전구의 불빛이 반짝거리고, 옷 가게에서는 찰랑이는 슬레이벨 소리로 채워진 캐롤이 흘러나온다. 텅 빈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사람들은 나뭇잎을 떨어뜨려 앙상해진 가로수 나무에 알록달록한 털실 옷을 입힌다. 눈이 내리면 누군가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뛰쳐나온다. 눈사람과 눈 오리가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이들의 주인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창조물을 귀여워해 줄 것이라 기대하며 다시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 몸을 녹인다. 크리스마스라는 세계적 기념일 때문인지, 혹은 검은 하늘에 흰 눈이라는 환상적인 풍경이 연상되기 때문인지. 12월은 어쩐지 마음 한 켠이 간질거리는, 동화 같은 달이다. 밍기적에게.. 2021. 12. 2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