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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매거진18

25호_기술 / 편집장의 인사 이 글이 업로드 될 11월 18일 기준, 지난 주에 수능이 끝났다.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의 준말로 비판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한 시험으로서 만들어졌으나, 혹자는 수능이 그저 문제풀이 ‘기술’을 테스트하는 시험으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역시 ‘국어의 기술’이라는 이름의 문제집에 대해 비슷한 말을 하신 적이 있었다.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문학 작품에 대해 ‘기술’이라는 단어가 붙고,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야기였다.한편 최근 필자는 스테이지파이터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순수 무용 경연 프로그램의 첫 번째 테스트는 장르별 피지컬&테크닉 오디션이었다. 누가 더 높이 뛰고, 다리를 잘 뻗으며, 더 오래 돌고, 고난이도의 ‘기술’을 완성도 .. 2024. 11. 18.
24호_회복 / 편집장의 인사 ‘회복’은 돌아올 회(回)에 회복할 복(復)자를 쓰는 단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원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다’는 의미이다. 사전적 의미 자체에 가치판단이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원래보다 안 좋은 상태에서 본디의 좋았던 상태로 돌아오는, 긍정적 의미의 변화를 말하는 듯하다. 반면 발전을 이루었다가 다시 본디의 안 좋은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회복’보다는 ‘반복’이라는 단어로 설명되고(“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회복과 비슷한 의미인 ‘만회’는 원래 상태로의 복귀보다는 손해를 복구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원금 회복’과 ‘손실 만회’). ‘건강 회복을 위한 생활습관’, ‘피부장벽 회복에 좋은 스킨케어 루틴’, ‘피로 회복과 치유를 위한 주파수’ …. 내가 유.. 2024. 8. 27.
22호_중독 / 편집장의 인사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식중독, 중금속 중독, 운동 중독, 일 중독,약물 중독, 당 중독, SNS 중독, 등산 중독, 카페인 중독,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도파민 중독, 연애 중독, 쇼핑 중독... 중독은 사전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신체 증상으로서의 중독(intoxication)은 독성을 가진 물질을 일정 정도 이상 섭취하면서 기능 장애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버섯의 독을 먹고 환각을 보는 경우나, 일산화탄소 중독, 중금속 중독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특정한 물질 혹은 행위에 대한 의존증을 일컫는 중독(addiction)도 있다. 술이나 마약, 담배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하여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되거나, SNS 접속이나 쇼핑 등 특정 행동을 .. 2024. 4. 29.
21호_무력함과 겸손 그 사이 / 바투 무력함과 겸손 그 사이 에디터 / 바투 대구 출발 대전행 오후 4:57 열차를 타면, 저무는 해에 눈이 좀 부시긴 하지만 꽤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하던 일을 손에서 놓고 하염없이 창문을 바라보게 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기차다. 눈이 부신 것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는 커튼을 치겠지만,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를 보다보면 나는 참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구나, 지구라는 곳은 참 신기할 정도로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겸손해진다. 이건 누구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없는, 그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아름다움이구나.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코랄 핑크’와 같은 색이 아닌 빨강과 주황, 분홍색 그 사이 어딘가의 참 묘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하는 색에 .. 2024. 2. 27.
20호_닿을 수 있을까, 상상_pdf.ver 2024. 2. 4.
20호_데본 아오키도 뻘짓을 할까? / 연푸른 데본 아오키도 뻘짓을 할까? 여태껏 당연했던 것들이 갑자기 이상하거나 신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단어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다던가, 내가 침을 삼키고 눈을 깜박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갑자기 내가 이제껏 어떻게 침을 삼켰는지를 잊게 된다든가 하는 순간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는 노래가 있고, ‘살면서 갑자기 의구심 생기고 소름돋는 순간들 '같은 오래된 게시글이 존재하는 걸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의 어느 시점에는 그런 기묘함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요즘 모든 사람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내가 내 삶을 경험하고 감각하는 것처럼 모두가 각자의 삶을 일인칭의 시선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잠을 자.. 2024.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