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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_2024/25호_기술

25호_기술 / 편집장의 인사

by 밍기적_ 2024. 11. 18.

이 글이 업로드 될 11월 18일 기준, 지난 주에 수능이 끝났다. 수능은 수학능력시험의 준말로 비판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한 시험으로서 만들어졌으나, 혹자는 수능이 그저 문제풀이 ‘기술’을 테스트하는 시험으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역시 ‘국어의 기술’이라는 이름의 문제집에 대해 비슷한 말을 하신 적이 있었다.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문학 작품에 대해 ‘기술’이라는 단어가 붙고,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야기였다.
한편 최근 필자는 스테이지파이터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순수 무용 경연 프로그램의 첫 번째 테스트는 장르별 피지컬&테크닉 오디션이었다. 누가 더 높이 뛰고, 다리를 잘 뻗으며, 더 오래 돌고, 고난이도의 ‘기술’을 완성도 있게 해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무용수들 사이에 순위가 매겨졌다.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고 연마하는 데에 바친 시간과 노력들, 그렇게 기술적으로 어떤 영역에 다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방영 초기에는 기술적 움직임만이 무용 예술의 전부인 것은 아닌데, 그러한 측면만이 강조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위에서 언급된 ‘기술’은 Skill로서의 기술, 혹은 Technique으로서의 기술이다. Skill이 트레이닝이나 경험,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얻게 되는 능력 전반을 뜻한다면 그것이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발전하거나 체계화가 되면 Technique이 되는 듯 하다.
한편 밍기적의 25호에서 다루는 ‘기술’은 Technology에 가깝다. 과학 이론을 적용해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자연이나 사물을 가공하는 수단과 그 결과물 총체를 우린 ‘기술’이라 칭한다. 챗GPT와 연인의 뒷담화를 나누고, 지하철을 타다가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광고를 볼 수 있는 현재, 기술은 이미 너무나 가깝고 당연하게 우리의 삶에 들어와 있다. 밍기적 25호에서는 이런 기술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편의와 우려에 대한 글을 볼 수 있다.
래곤<머신러닝을 활용한한 인사 선발: 기술 혁신이 불러온 변화>는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국내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각 방식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점점 많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는 지금, 그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간단히 읽어보면 좋겠다. <전기차는 정말로 위험할까>는 지난 8월에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를 통해 대두된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다루고 있다. 그는 사고를 둘러싼 여러 사실 관계를 짚어보며 기술 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시기,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가에 대해 논한다. 또바기<멈춰버린 세상>은 기술 발전이 중지되거나 심지어는 퇴보하는 가상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sf소설이다. 그의 글은 우리의 일상과 경제가 얼마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 이러한 현실을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기술’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만큼, 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대-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필진들에게 ‘기술’이라는 단어의 첫인상은 ‘기술 발전’이었다. 이에 밍기적 25호에서는 좁은 의미의 기술만을 다루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Technology가 발전할수록 Skill이나 Technique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생기는 것도 같다. 인공지능이 곧 다 해줄텐데 언어 공부를 왜 해야하느냐는 질문처럼, 굳이 skill과 technique의 습득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렇기에 꾸준한 노력과 훈련으로 이를 습득한 사람들에 대한 존경의 시선도 커지는 듯하다. 이에 아래에서는 밍기적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기술의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컨텐츠를 함께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장인: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  / 리처드 세넷 지음 / 아르테 출판
골방에 틀어박혀 작업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장인’의 이미지이다. 그러나 리처드 세넷은 상고시대의 그리스 도공, 로마제국의 이름 없는 벽돌공, 거대한 성당을 지어 올렸던 중세 석공, 르네상스 예술가를 비롯해 근대의 노동자, 리눅스 프로그래머, 건축가, 의사 등 현대의 전문 직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대의 ‘장인’을 다루며 이런 장인의 이미지를 깨뜨리며 ‘장인 정신’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리얼리티 시리즈 <넥스트 인 패션> / 넷플릭스
2020년에 방송된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시즌 2까지 제작되었다.  화려한 패션 디자인과, 짧은 시간 안에 디자인은 물론 실물 옷을 완성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고민과 손놀림, 그들간의 선의의 경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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