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구는 한때 끝없는 발전을 꿈꾸던 행성이었다. 기술은 매년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세상은 갑작스럽게 멈춰버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일하던 개발자이자 연구원 이나영이었다.
“왜 알고리즘 개선이 안 되지?”
오류가 있어도 늘 하루 이틀 내로 문제를 해결하곤 했던 그녀는 일주일째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코드를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오후에 있을 타 협력업체와의 미팅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영은 하던 일을 멈추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2.
… 9시 뉴스입니다.
S기업에서 이번 달 말에 출시하기로 한 스마트폰의 출시 일정이 늦춰질 것 같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를 잇는 경쟁사들 역시 연이어 제품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혀왔습니다.
전자기기에 포함될 새로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한 IT업체의 내부 관계자에 의하면 기술 개발자들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 최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3.
뉴스를 틀어놓은 채 한가로이 식빵에 버터와 잼을 발라먹던 알록은 오늘 할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은... 카페 가서 노트북으로 연구 좀 하다가.. 어제 빌려온 책이나 마저 읽고 자면 되겠지?’
알록은 기존에 속해 있던 회사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13년간 쌓아왔던 경력을 뒤로한 채 일을 그만둔 지 오래였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내며 단조로운 하루 일과에 대해 생각하던 찰나, 앵커의 목소리가 그의 귀에 총알이 박히듯 똑똑히 들려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제품 출시 일정이 늦어지는 회사들. 앞으로 줄줄이 위기를 맞을 각종 IT기업들과 그 여파로 이어질 경기 침체. 알록은 이것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시작된 건가? 이제 앞으로는 사람들이 더 이상 경쟁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겠지?’
간만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였다.
#4.
…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3분기에 이어 이번 4분기에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최근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AI 경쟁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AI 기술에 약 20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의 G기업 역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의 기술 정체로 인해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이윤을 창출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기술 혁신의 선구자인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함과 더불어 소비재 생산에 주력하는 회사들의 주가 역시 동시에 하락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조 기업들은 공장의 작업이 더 이상 향상되지 않자 차별화된 제품을 고안해내기보다 대량생산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모든 상품의 경쟁력이 동일해지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기업들의 매출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의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기존에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왔다고 여기는 브랜드의 제품을 관성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
#5.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기술 발전 정체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비상대책위원회 ‘기술 혁신,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나영은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들어보니까 우리나라만 기술 발전이 멈춘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면서요. 더 이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의미가 없어졌으니,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별 수 있겠어요?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요. 일상에서는 기술 정체의 파급 효과가 곧바로 느껴지진 않을 테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국민들 모르게 쉬쉬하면서 한시라도 빨리 미국이든 유럽이든 자원이 풍부한 다른 나라로 가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거 아니겠어요?”
정부 관계자의 말에 다른 이들도 대부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나영은 기가 막혔다.
“우리도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노력한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게 생겼는데 말이에요.”
“그럼 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한 이유는 대체 뭐죠?”
“그야, 국민들한테 우리도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도 하고, IT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서 열었죠. 그런데 듣자하니, 국내외 전문가들마저도 모르는 것 같은데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맞아요. 경제전문가로서 한 마디 더 얹자면, 우리나라는 가망이 없어요. 인적자원 외에는 국가를 부양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전무하니 앞으로 실업률은 치솟고 경제는 반등할 기미가 없을 거예요. 수출 상품의 경쟁력도 모두 국민들이 일궈낸 기술 발전에서 온 거였으니까요.”
그래도 나영은 희망을 잃고 싶지 않았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 환경을 변화시켜온 존재 아닌가요? 그럼 뭐라도 해봐야죠! 그리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문제니까 어느 순간 갑자기 저절로 해결될 지도 모르고요.”
“그럼 그 때 돼서 다시 돌아오면 되죠, 뭐.”
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해외로 도피하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나영은 억울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굴린다면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방법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이는 이들을 보자 나영은 화가 났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그래도.. 조금 느리더라도 지금까지 발전해왔던 기술을 이용한다면 그래도 큰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가령.. 텃밭을 가꾸고 자급자족하던 옛날 생활방식으로 되돌아간다던가?”
“글쎄요... 그렇게 하기엔 지금의 경제 체제 자체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예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재화는 한정되어 있잖아요? 자급자족을 한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거예요. 그게 아니면 모두가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저는 지금까지의 풍족했던 삶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참아가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냥 뭐든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한 듯한 그들의 태도에 나영은 진절머리가 났다. 그러나 그들을 설득할 수 없겠다는 사실에 체념하고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6.
… 안녕하십니까, XX뉴스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이 20.1%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용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광화문 일대를 포함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평일 도심 집회로 인해 차량 정체와 불편이 초래된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경찰 등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퇴근을 해야 하는 시민들과 실직한 시민들 간의 갈등이 더욱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5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실업 증가 및 고용 감소로 인해 경제 역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더 이상 기술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경기 부양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우선적으로 예산안 재심의를 통해 R&D 연구 지원 예산을 감액하고, 해당 재원을 경기 안정화와 성장 동력 확충 및 국가적 현안 대응을 위한 사업으로 재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7.
사무실로 돌아간 나영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나온 결론을 동료들에게 공유했다. 아니, 사실상 결론이랄 것도 없었다. 고위 공무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하고 있던 생각을 동료들에게 전달했고, 나영은 이내 동료들 역시 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로서도 어찌 할 도리가 없으니 그 말도 이해가 가.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들밖에 없을 텐데, 이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 그 누구도 이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맞아. 일단 기존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는 먹고 살 수 있을 테니까 조금만 버티다가 가족들이랑 이민을 가는 방향도 생각해봐야겠다고 얘기하던 중이었어. 다른 나라들이 입국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기 전에 빨리 떠날 준비를 해야지.”
나영은 외딴 섬에 혼자 버려진 기분이었다. 나영은 이 문제에 대해 그녀와 함께 대화를 나누어줄 상대가 절실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악화되어가는 경제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정도로만 일을 하면 되었기 때문에 모두들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도피할 준비를.
기술 발전과 관련된 논문들을 뒤져보다가 지친 나영은 허탈함을 느꼈다.
‘나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화시키고 싶어 하는 거야? 왜 다들 노력해볼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거지..’
눈물이 차오르려는 걸 간신히 참고 머리를 식힐 겸 나영은 Y앱을 켰다. 가짜뉴스를 포함한 오만 가지 영상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보며 스크롤을 내리던 나영은, 무수히 많은 영상들 중 허무맹랑한 제목을 명시한 한 영상을 클릭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우선 이 영상의 내용은 종교단체와는 무관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전 세계가 맞이한 재앙과도 같은 현재 상황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사견을 말씀드리고자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
IT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왔던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하고는, 지금 이 상황이 오히려 우리 모두의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이브한 소리를 해대는 한 남자.
악플만 가득한데도 댓글 창은 열어보지도 않는 듯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채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그는 영상 속 내용에 대해 본인과 심도 있게 얘기를 해보고 싶은 이들은 연락을 달라며 특정 메일 주소를 댓글 창 최상단에 적어놓았다.
‘메일 주소로 테러를 당할 수도 있을 텐데 걱정되지도 않나?’
그러면서도 나영은 홀린 듯 메일 창을 키며 생각했다.
‘그래도 이 사람은 적어도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 같은데.. 만나서 얘기라도 해볼까? 대화하다가 뭐라도 건질 수 있을지 혹시 알아?’
밑져야 본전이라며, 나영은 본인을 A기업 소속 연구원이라고 소개하고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다는 짧은 메일을 해당 영상을 게재한 사람에게 보냈다.
[ 27일 오후 2시 M카페에서 뵙는 것으로 하죠. ]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답장을 받은 나영은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휴대폰만 붙들고 있는 거야 뭐야... 나 혹시 사이비 종교라던가 사기 치는 사람한테 속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카페에서 보자고 하는 거니까... 공개된 장소니 괜찮겠지. 일단 나가보자.’
그 생각을 끝으로 나영은 계속해서 기술 오류 개선을 시도하며 앞서 하던 일에 다시 몰두했다.
#8.
… 지난 24일 오전 3시 경 서울 Z구에서는 단체 절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복면을 쓴 6명의 절도범들이 인근 편의점들 내 물품들을 탈취해갔습니다. 야간 편의점에는 아르바이트생이 한 명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사전에 해당 편의점의 내부 동선을 파악한 듯 보이는 이들은 각종 생필품과 간편식 위주로 담아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들을 통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추적하고 있으며, 생계상의 이유로 인해 이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역을 불문하고 이와 관련된 모방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와 유사한 절도 사건들이 최근 한 달 이내에 110% 가량 급증했다고 밝혔으며, 대응 인력 부족으로 인해 피의자 검거율은 40%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도 범죄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안이 특히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도난 사건이 추가로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절도 발생 시 범인을 신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집중 단속하겠다”고 하면서도 대형마트 및 편의점 점주들에게 출입문 잠금장치와 폐쇄회로TV 추가 설치 등을 통해 범죄 예방을 위한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습니다. …
#9.
기술발전의 일시정지라는, 아니 어쩌면 영구히 정지된 것일지도 모르는, 인류사의 한 획을 그을 현상이 나타났으니 알록은 인류의 진화 과정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다. 알록은 이것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자살률도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어두운 단면을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확립해나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더 이로운 사회를 건립할 수 있는 시발점. 알록은 뒤르켕의 아노미이론을 떠올리며 지금의 각종 사건사고들은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기 전, 과도기에 나타나는 혼란일 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뉴스를 아무리 찾아봐도 정부에서 뭔가 획기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은 건 없었다.
알록은 이쯤이면 직접 행동에 나설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들도 혼란스럽겠지, 생각하며 본인이 직접 발 벗고 나서야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알록은 치열해진 경쟁과 획일화된 기준에서 벗어나 함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갈 사람들을 찾는다는 내용의 영상을 찍어 Y앱에 게시하고 메일 주소도 함께 기재해두었다.
생각보다 반응은 좋았다. 알고리즘을 타고 여러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있는 건지 몇 시간 만에 조회 수가 10만을 돌파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꿈에서 깨라는 둥, 헛소리로 선동하지 말라는 둥 별의 별 악플이 달렸고, 혹여나 하는 마음에 메일함도 하나씩 열어서 읽어봤지만 소득이 없었다.
‘메일 제목만 멀쩡하게 써놓고 내용에는 온갖 악담을 퍼붓다니.. 굳이 메일로까지 욕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가? 정성도 참 대단들 하다.’
메일주소를 내리려던 찰나, 새 메시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도 역시 있었어! 이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거야..!’
[ 27일 오후 2시 M카페에서 뵙는 것으로 하죠. ]
단도직입적으로 만날 날짜와 장소만 답장으로 써 보낸 뒤 오늘도 외출 준비를 하는 그였다.
#10.
… 속보입니다.
금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일부 시민들이 흉기로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종교인들이 합세한 집회에서 시위대 측이 기술의 발전이 정체된 전 세계적 현상은 지구 멸망의 징조라는 주장을 펼치다가 주변 시민들과 시비가 붙게 된 것이 사건의 경위입니다.
말다툼이 거세지자 흉기를 소지하고 있던 일부가 급작스럽게 흉기를 휘두르며 6명의 시민이 상해를 입었습니다. 경찰들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도 3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합니다.
현장 연결해보겠습니다.
- 광화문 시위 현장에 나와 있는 OO 리포터입니다.
현재 기존 시위대가 흉기 난동범을 보호하고자 가해자를 둘러싼 채 경찰과 대치 중인 상황입니다.
이들은 본인들의 종교를 믿지 않으려는 일반 시민들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본인들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한 시민들의 잘못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본인들의 잘못은 없다는 주장입니다.
지금도 종교단체 측에서는 본인들이 새로운 종교를 창시했다며, 이 종교를 믿는 것만이 이 세상에서 구원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현재 길거리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다른 이들을 선동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현장 가운데, 경찰들은 시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고 시위가 변질되지 않도록 …
#11.
“안녕하세요, ‘새로운 세상이 온다’ 영상 올리신 분 맞으실까요?”
나영은 파란색과 초록색 물감이 얼룩진 특이한 티셔츠를 입고 앉아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남자가 입고 있는 옷은 나영으로 하여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연락 주신 이나영 씨 맞으시죠? 안알록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상당히 소란스러웠던 밖과 달리 카페는 한산했다.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도 막 커피를 다 마시고 일어나던 참이었다.
“반가워요. 본론부터 말하자면, 영상을 올리신 의도가 뭔지 궁금해서 연락드린 거예요. 사람들과 무슨 얘기를 더 하고 싶으셔서 메일 주소를 적어두신 건가요?”
“음.. 영상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전 인류에게 벌어진 상황이 오히려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요.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국가상에 대해 의논해본 뒤에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제안이라도 해보려고 했죠.”
“그런 생각이셨다면,, 그건 아마 불가능할 거라는 걸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메일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A기업 소속이고, 회사 대표로 최근에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 나갔었거든요. 그 곳에 나온 사람들이 그들의 집단을 완벽히 대변한다고 할 순 없겠지만, 대부분 각자도생하려는 듯 보였어요. 이 사태를 해결하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았어요.”
그 정도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 알록이 말했다.
“역시 그런가요.. 사실 그런 시나리오도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한두 명쯤은 거동이 불편한 가족을 두고 있다던가 하는 이유로 국내에 머물면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죠. 우선 나영 씨와 저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힘을 합쳐보는 게 어떨까요?
대화가 무르익어가며 점차 합치되어가는 듯 보였던 이들의 의견은 조금씩 보이지 않던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가 야금야금 상승해오다가 강력한 폭발을 분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듯이.
“좋아요. 그럼 지금부터 대체 뭘 어떡해야 하죠?”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이후엔 다른 국민들까지 설득해야죠. 저희처럼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그에 동조할 자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만날 방법을 찾아보기 전에 저희가 먼저 얘기를 해보는 게 좋긴 하겠네요. 저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협력 지향적이고 경쟁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나영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시대는 기술의 발전 없이는 온전히 유지되기 어려울 거예요. 기존까지 개발해왔던 기술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경제를 잘은 모르지만, 인플레이션을 감당하려면 그만큼 생산성이 향상되어야 할 텐데 그게 불가능해지면 화폐경제 체제 자체가 무너질 테니까요. 그러니 저는 기술 오류를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 일이기도 하고, 전문성을 살려봐야죠.”
“음.. 곤란한데요. 이번엔 제가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건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사실 기술 발전이 정체되게 만든 그 바이러스, 제가 만들어낸 거니까요.”
그 순간 나영은 그녀가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멍해진 그녀는 그의 말이 흘러가는 액체처럼 흐물거리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저도 IT업계에서 꽤 오래 머무르면서 실력을 인정 받곤 했었는데요, 일을 하면서 …”
“네? 아니, 잠시만요. 그 전에 방금 뭐라고..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겠죠? 지금 이 상황을... 당신이 초래한 거라고요?”
“아,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정확히 예견한 건 아니었어요. 그저 무한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난 사회가 됐으면 해서 바이러스를 만든 겁니다. 발전, 또 발전. 경쟁과 착취를 강요하는 기술지상주의가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개발만 해놓고 윤리는 뒷전으로 나 몰라라하는 사람들이 꼴 보기 싫어서요.”
충격에 몸을 떨며 흥분한 나영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가 카페 안 모서리까지 구석구석 가닿을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그렇다고 다 같이 망하자고 한 건 아니니 오해는 마셨으면 좋겠…”
“당신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기나 해요? 댁 하나 때문에 전 국민이 굶주리게 돼 버렸다고!”
“굶주리게 됐다뇨, 가당치도 않은 소리 마세요.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음식물 쓰레기는 넘쳐나요. 먹을 식량이 부족하다는 건 선동하는 말밖에는 되지 않아요. 그리고 기술 발전을 강조해온 결과가 지금 어떤데요? 기술이 인간에게 풍족한 삶을 줬다는 건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그 풍족함이 모두에게 돌아갔다고 할 수 있나요?”
그녀의 말에 알록 역시 언짢은 기분을 표출하듯 언성을 점차 높였다.
“생산성 향상이 만들어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소수가 앞서나가고 독점하는 시대가 되었을 뿐이라고요! 제가 원하는 건 모두가 경쟁을 하기보다는 함께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해나가려 노력하고 비슷한 선상, 비슷한 환경에서 개인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세상이란 말이에요. 불평등하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누군가는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채로 죽음을 맞이하는 세상이 아니라.”
“아주 이상적인 얘기를 하고 계시네요. 경쟁은 동물의 본능 같은 거예요. 생존을 위해 DNA에 깊게 각인된 본능이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봐요. 그리고 그건 결국 분배의 문제 아닌가요? 정부 정책이 실패해서 발생한 문제일 뿐인데, 이런 식으로 기존에 많은 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빼앗는 게 정당화된다고 생각하세요? 무엇보다, 공산주의는 이미 실패했다는 걸 알록 씨도 알고 있지 않나요?”
“정책의 역할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본주의 자체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걸 몰라서 그러시는 거예요? 그리고 자본주의가 개개인에게 자유를 쥐어줬다고 해도 그게 과연 진정한 자유인지도 의문이에요. 솔직히, 지금의 자유를 오히려 속박이라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걸요? 자기계발로 포장하며 끊임없이 자기 착취를 하다가 끝내 지치고 마는, 문제의 원인을 본인 탓으로 돌리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좀 보세요!”
그들은 점점 고조된 억양으로 논쟁을 이어갔다.
“잘못하다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 판국에 그게 무슨 탁상공론이에요? 기술이 발전하지 않는 이상, 내수 부양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은 침략을 일상화 할 지도 모르는데! 지금 생존에 대한 위협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고요. 더군다나 그게 모두 당신이 초래한 일인데, 책임의식 같은 건 티끌만큼도 없으신 거예요, 뭐예요?”
“그 책임을 지려고 지금 저랑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거잖아요! 저는 경쟁에 매몰된 사회가 아니라 과거처럼 모두가 함께 협력하고 어려운 시기들을 극복해나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 것뿐이에요.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 전체가 한 번에 뒤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바이러스를 심은 거라고요. 그리고 과거와 비슷한 생활양식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이미 세계화가 진전되고 각국 정상들과 활발히 교류를 하게 된 시대이니 만큼,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도 경쟁보다는 협력을 택하고 평화를 이룩할 가능성도 있잖아요?”
나영은 질린다는 듯한 표정으로 알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이상적인 세계를 어떻게 만드시려고 그러세요? 국가상조차 구체적으로 내세우시지도 못하고 허울뿐인 추상적인 말들만 쏟아내시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을 모아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려고 한 것 아니겠어요? 저도 한낱 IT전문가였을 뿐인데, 어떻게 모든 걸 다 알 수 있겠어요? 중요한 건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냐 아니냐 라고 생각해요.”
알록은 절대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나영을 설득하려 포기하지 않고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기술 개발은 어차피 인류를 파멸로 이끌었을 거예요. 시간상의 문제였을 뿐이죠. 오염 저감 기술을 개발한다든가 제 아무리 환경 보호를 표방하는 패러다임이 우세해진다 한들, 기술 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이상 환경은 야금야금 파괴될 수밖에 없죠.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 원인일지도 모르지만요. 어쨌든 환경을 위해서라도 기술을 멈추는 일은 불가피했다고 봐요. 저도 오랜 고민 끝에 실행한 거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과연 그 말에 동의할까요? 듣자하니, 당신은 지금 국가를 위한다, 세상을 위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본인을 위해 바이러스를 만든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기술 발전의 최전선에 있던 당신이 느낀 회의감. 환경오염과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일조하고 있다는 죄책감 때문에 일을 벌인 것뿐이잖아요!”
“그래요! 나도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끔찍이 싫을 때가 많았어요. 살아있기를 원하면서도, 내가 살아있는 한 배설물과 쓰레기만 배출해내니까 말이에요. 그 모순적인 사실이 항상 죄스러웠죠. 하지만 그런 일에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도리어 화가 난단 말이에요! 단순히 길거리에서 걸어 다니며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사람들만 봐도 그렇죠. 기술 개발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지만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돈만 바라보며 윤리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사람들도 그렇고! 다 몸서리칠 정도로 싫었다고요!”
“하..! 그만하죠. 저희 지금 논점에서 너무 벗어난 것 같은데. 어쨌든 모두가 당신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당신이 개인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게 잘못되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논의는 둘째 치고, 해결할 방법은요? 당신이 만들었으니까 해결도 당신이 할 수는 있는 거죠? 바이러스를 없애고 나서 당신 말대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나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나영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을 붙잡으려는 듯 간절히 말했다.
“유감이지만, 말씀드렸다시피 불가능합니다. 제가 심어둔 바이러스는 AI를 포함한 모든 기계 장치에서 뭔가 개선이 되려고 하면 내부적으로 자체 모순이 발생하도록 한 메커니즘을 이용한 거니까요.”
알록의 말을 끝으로 나영은 머리가 지끈거리며 울렁였다. 더 이상 대꾸할 기운도 없어진 그녀는 눈물이 글썽이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중얼거렸다.
“해결이 불가능하다고요.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계속 붙잡고 있을 이유도, 희망도 사라졌네요.... 죄송한데 저는 이제 더 할 말 없어요. 새로운 사회 건설이니 뭐니 하는 데 동참할 생각 없습니다.”
해가 환히 비치는 대낮인데도 나영은 앞이 깜깜한 듯 느껴져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그녀가 이렇게나 격렬한 반응을 보일 줄 몰랐었다는 듯 알록이 한층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다.
“...완전히 동상이몽이었네요.. 저랑 이토록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줄 몰랐어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생각한 대로 해야 할 일을 해야겠어요.”
두 사람은 결국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헤어졌다. 카페 밖 거리에서는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영과 알록의 머릿속도, 바깥의 현실도 모두 혼란의 도가니였다.
#12.
… 현재 전 세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였습니다.
학계에서 제5차 산업혁명이라 지칭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각국에서는 무역의 이점을 이용하기보다 내수시장에 기대며 기존 부존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기술의 발전이라는 인간의 큰 무기를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술이 정체되고 나서야 기존에 주어진 자원의 소중함과 불평등이 더욱 부각되는 듯합니다.
미국과 유럽 내에서는 자국 군 정비태세를 80% 이상으로 갖추라는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드러나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로부터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핵무기가 개발된 현 시대에 발발할지도 모를 새로운 대규모 전쟁은 인류를 파멸로 이끌까요? 아니면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가 도구를 사용하여 불을 지피고 식량을 구하던 시절로 되돌아가 살아가게 될까요?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면, 인간은 큰 혼란 없이 협력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 서로를 짓밟고 피를 흘릴 수밖에 없을까요?
혹은 지금까지 발전해온 인간의 두뇌와 기술을 이용해 지금까지 상상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 가능성은 없는 걸까요? 인구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게 되진 않을까요?
인류가 위기에 처한 이 상황이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해왔던 다른 생물들과 자연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된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좌우지간, 어떤 일이 닥치든 다가올 상황에 잘 대비하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이상으로 시민들에게 늘 빠른 소식을 전하고자 노력해온 XX뉴스의 마지막 방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XX뉴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THE END.
P.S.
두 글은 모두 기술의 발전이 멈춰버린 세상을 가정한 소설입니다. 주된 인물로 등장하는 연구원의 이름도 동일합니다. 다만, 이번 편에서는 등장인물이 한 명 더 추가되었습니다. 또, 전편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일상화되어 있는 등 현재보다 좀 더 발전되어 있는 시대에 발생한 사건임을 전제로 한 반면, 이번 편은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 발생한 사건임을 가정하고 작성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미처 다 나열하지 못한 미묘한 설정상의 차이들이 있습니다.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전편은 Chat GPT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Chat GPT 무료버전과 Pro4를 혼용하여 각각 4개의 질문만 하고 얻은 답변들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답변내용의 순서를 변경하고 일부 부자연스러운 어투에 대한 윤색을 가한 뒤, 빈약한 스토리라인에 내용을 채워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순전히 내용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약 85% 가량이 AI에 의해 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 편의 경우, 도입부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쓴 문장들을 제외하고는 AI의 개입은 일절 없이 쓰였습니다.
전편은 완성까지 2시간 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번 편은 고민을 하거나 글의 작성에 필요한 자료조사 등에 걸린 시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텍스트를 쓰고 수정하는 데 투입된 시간만으로 대략 24시간 만에 완성되었습니다.
Chat GPT에게 세부적인 추가 질문을 함으로써 글을 더욱 발전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사람 역시 글에 지속적인 수정을 가할 수는 있다는 사실 역시 알려드립니다.
두 글을 비교하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 분들의 몫입니다. 동일한 소재를 다룬 두 글을 읽어나가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나아가, 두 글을 비교함으로써 느낀 감상에 더해 기술의 발전과 정체에 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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