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욕1 15호_배설욕 / 망 배설욕 에디터 망 똑, 똑. 물 떨어지는 샤워기 소리를 들으며 재희는 생각했다. 방금까지 쏟아지는 샤워기 소리를 위장삼아 울어보려고 했지만 울음소리도 나오지 않아 결국 꺼버린 그것에선 자꾸만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재희는 방금 있었던 대화를 생각했다. “엄마는 나 낳고 나서 후회한 적 없어?” 어쩌다 이 질문이 나왔는지 구구절절 떠올리기엔 걷어내야 할 것이 많다. “그런 적 없지.” 고민 없이 나온 대답이 재희에게는 든든한 아군이었다. “근데 엄마는 나 너무 일찍 낳았잖아.” “어휴, 그래, 그치만 그게 말이지. 남자애라고 알려줬는데 나중에 여자애라고 정정해주더라. 여자애라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지.” 믿었던 만큼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다. 세상에 나는 생명들 중 그 어느 것도 의도한 .. 2022. 5.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