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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_202435

22호_중독 / 편집장의 인사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식중독, 중금속 중독, 운동 중독, 일 중독,약물 중독, 당 중독, SNS 중독, 등산 중독, 카페인 중독,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도파민 중독, 연애 중독, 쇼핑 중독... 중독은 사전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신체 증상으로서의 중독(intoxication)은 독성을 가진 물질을 일정 정도 이상 섭취하면서 기능 장애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버섯의 독을 먹고 환각을 보는 경우나, 일산화탄소 중독, 중금속 중독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특정한 물질 혹은 행위에 대한 의존증을 일컫는 중독(addiction)도 있다. 술이나 마약, 담배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하여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되거나, SNS 접속이나 쇼핑 등 특정 행동을 .. 2024. 4. 29.
21호_날씨, 그 변주곡_pdf ver. 2024. 3. 2.
21호_우리집 날씨는 빨강 / 연푸른 우리집 날씨는 빨강 에디터 / 연푸른 이사를 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지하철로 세 정거장쯤 이동하면 나오는 나의 새로운 집은 이곳저곳 낡은 티가 나고 맘에 안차는 구석이 많다. 그럼에도 이 집을 고른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그 모든 것을 이해해줄 수 있을만큼 넉넉한 사이즈다. 게다가 이 집에는 자취방에선 퍽 보기 힘든 공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베란다다. 그리고 나는 베란다가 있는 집에 살게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바로 바로, 베란다 텃밭을 만드는 것! 대구에 있는 나의 본가에도 텃밭 두 조각이 있다. 아파트 1층에 딸린 작은 공간. 고기를 구워 먹는 날에는 빨간색 바구니를 들고나가 고추, 피망, 상추, 깻잎과 오이를 따서 돌아왔다. 이제야 조금씩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 아기 방울토마토 몇.. 2024. 3. 1.
21호_예민하게 굴고 싶진 않지만 / 온기 예민하게 굴고 싶진 않지만 에디터 / 온기 지난 여름엔 꽃가루 알러지로 고생을 했다. 평생 꽃가루 알러지라고는 없었고, 되려 꽃가루 알러지라며 간절기마다 재채기를 달고 살던 친구를 놀라운 눈으로 보던 나는 정작 내가 꽃가루 알러지라는 말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여름 방학동안 보험을 포기한 상태라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는 꽃가루가 사라져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엔 정말 목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고통에 계속해서 재채기가 나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바로 지난 주말에는 생각지도 못 하게 에어비엔비에서 하루를 투숙했다. 다른 지역에 볼일이 있던 친구를 따라 나섰다가 뉴욕 북부 전체에 눈보라가 심하게 왔고 안전상의 이유로 도저히 깜깜한 밤에 눈길.. 2024. 2. 29.
21호_날씨의 미쟝센 / 망 날씨의 미쟝센 에디터 / 망 환경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은 정말 대단하다. 사람은 살아가는 환경에 영향을 받으니 어쩔 수 없다지만 인간은 점차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며 그 어쩔 수 없음에 지배당하고 싶지 않아 환경을 개발하고 지배하려고까지 했다. 강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생기고 바다가 육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산림이 평지로 변신하고 평지에서 키운 소들이 우리에게 혓바닥의 행복을 주는 햄버거로 둔갑한다. 물리적 환경을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는 것에는 수준 이상의 성취를 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육지나 바다처럼 날씨마저도 지배하고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종하고 싶다는 생각이 신박한 주제는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구현하고 있지 못할 뿐 다양한 창작 작품에서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날씨 하.. 2024. 2. 28.
21호_무력함과 겸손 그 사이 / 바투 무력함과 겸손 그 사이 에디터 / 바투 대구 출발 대전행 오후 4:57 열차를 타면, 저무는 해에 눈이 좀 부시긴 하지만 꽤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하던 일을 손에서 놓고 하염없이 창문을 바라보게 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기차다. 눈이 부신 것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는 커튼을 치겠지만,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를 보다보면 나는 참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구나, 지구라는 곳은 참 신기할 정도로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겸손해진다. 이건 누구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없는, 그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아름다움이구나.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코랄 핑크’와 같은 색이 아닌 빨강과 주황, 분홍색 그 사이 어딘가의 참 묘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하는 색에 .. 2024.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