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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_2025/27호_실패

27호_우리는 실패에서 어떤 방식으로 벗어나는가 / 래곤

by 밍기적_ 2025. 3. 1.

1. 실패의 시작은 모두 같은가?

   우리는 실패를 경험할 때 흔히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좌절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실패가 그런 방식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예 도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패의 자리에 서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혹은 환경적으로 주어진 운명과도 같다. 예시로, 어떤 사람은 사업이 망하거나, 사기를 당하는 등의 이유로 큰 금전적 실패를 겪는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애초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출발선 자체가 경제적 실패의 자리일 수 있다. 즉, 도전조차 못한 채 남들이 실패 후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비단 경제적 문제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중년 이후에 질병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일부는 선천적인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 아예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개인의 선택과 노력과는 무관하게 이미 어려운 위치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실패의 자리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이번 글에서는 이 문제를 두 개의 영화와 함께 탐구해보고자 한다. 각각의 영화가 전개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 보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본인의 삶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운명에 맞서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참고사항 : 해당 글에는 각 영화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사항2 : 해당 추천 영화들은 반드시 직접 보는 것을 권합니다. 

 

2. 화이트 타이거

: 가난한 사람은 꿈도 못꾸는 세상에서 탈출하라

“가난한 사람들은 마치 닭장 속의 닭들과 같다.”
“그들은 도망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평생 같은 자리에 머문다.”
“심지어 도망치려는 닭이 있으면, 다른 닭들이 그를 막아선다.”
…. 당신은 당신의 닭장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인도 사회의 신분계급과 빈곤의 악순환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발람 할와이는 인도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기부터 계급의 굴레 속에 갇혀 살아왔다. 아버지는 단순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를 지켜줄 굴레였던 집안은 여러 세대 동안 지주 계급에게 종속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발람은 어린 시절부터 똑똑했고, 학교 선생님이 그런 그에게 “화이트 타이거”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을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여기서 화이트 타이거는,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특별한 존재를 의미한다. 발람은 이런 교육을 통해서 이런 닭장 같은 삶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집안 전체의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닐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결국 그는 어린 나이에 마을을 떠나 다른 도시에 가서 지주의 하인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발람은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이대로 살면 평생 벗어날 수 없다는 것. 누군가는 닭장 속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는 기회를 잡기 위해, 기존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한다. 


# “닭장 속의 닭” 이론 - 가난한 자들의 숙명

영화에서는 “닭장 이론” 개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마치 닭장 속의 닭들과 같다.”
“그들은 도망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평생 같은 자리에 머문다."
“심지어 도망치려는 닭이 있으면, 다른 닭들이 그를 막아선다.”


  이는 인도 사회 계급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닭장 속 닭들과 같이, 부자들이 부여한 역할을 받아들이고, 본인의 운명을 바꿀 노력,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람은 상류층의 삶을 엿보면서 자신도 그런 닭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이 영화에서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은 단순 노력과 인내가 아니다. 발람은 기존 계급 질서 내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기존 구조를 완전히 깨부수는 방식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그는 단순히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거부하며 본인만의 방식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서 발람은 충성을 다했던 상류층이 본인을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운전기사로 일하며 상류층 가족을 모셨던 그는, 그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된다. 주인이 저지른 사고의 책임을 떠안게 될 위기에 처하자, 그는 더이상 순응하는 삶이 본인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사건은 목격자가 없어서 그가 범인으로 몰릴 필요가 더 이상 없어졌지만, 그는 더 이상 단순한 하인으로 남는 것을 포기하였다. 그는 스스로를 닭장이 아니라 그 속에서 유일하게 탈출할 존재-화이트 타이거라고 정의하며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하였다. 주인을 살해하고 그의 돈을 훔쳐 도망가는 것은, 발람에게는 단순한 범죄 행위가 아닌 닭장에서 탈출하는 극단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는 기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삶을 재구성하였고, 결국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화이트 타이거”는 단순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계급의 벽을 넘을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시스템을 뒤흔드는 방식만이 진정한 탈출을 가능하게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후에 설명할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화이트 타이거”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3. 행복을 찾아서 

: 실패는 끝이 아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넌 누군가가 너한테 넌 못 해낼 거라고 말하는 걸 듣지 마. 심지어 나라도 말이야.”
“네 꿈을 지켜. 네가 뭔가를 원한다면, 가서 이루면 돼.”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해. 기회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거든.”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으로 일하지만,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 받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아내는 그를 떠나고, 아들과 함께 노숙 생활을 할 위기에 처하지만, 그는 단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바로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 

   어느 날, 크리스는 길을 걷다 건물에서 나오는 수많은 “웃는 얼굴”의 직장인들을 구경한다. 그러던 중,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남자를 보고 묻는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차를 탈 수 있죠?남자는 본인이 주식 중개인이라고 소개하고, 그를 통해 크리스는 주식 중개업이 성공할 수 있는 길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크리스는 주식 중개인이라는 새 목표를 세우고, 경쟁이 매우 치열한 인턴십에 도전한다. 그의 도전은 철저히 기존 시스템 내에서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는 대신,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발전한다. 

   영화에서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은 단순하였다. 극악의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노력과 인내로 기회를 잡는 것이다. 크리스는 하루에 더 많은 전화를 걸기 위해 점심 시간을 포기하고, 시간 단축을 위해 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찾아낸다. 경쟁자들보다 한발 더 빠르게 움직이고, 한 통의 전화라도 더 걸어 기회를 얻고자 하였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하며 인턴십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크리스의 노력은 단순한 업무 능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생활고는 더 심각해졌고, 결국 모텔에서도 쫒겨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처지가 되었다. 보호소에서 자기 위해 아들과 함께 긴 줄을 서야 했고, 때로는 지하철 화장실에서 몰래 잠을 자야만 했다. 그의 하루는 일과 생존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는 주어진 현실에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고, 각종 어려움들을 견뎌내며 목표를 이루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 인턴십이 끝나는 날, 크리스는 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모든 노력이 보답받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순간이 바로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이 영화에서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노력과 인내로 기회를 잡는 것이다. 이는 “화이트 타이거” 영화와 대조되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4.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실패를 극복할 것인가?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우리는 “화이트 타이거”와 “행복을 찾아서”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패를 극복하는 두 주인공을 보았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두 가지 유형의 성공방식은 공존한다. 하나는 기존 시스템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방식, 다른 하나는 기존 질서를 깨부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은 한국 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시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기존 시스템 안에서 노력과 인내를 통해 성공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천용”이 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높아지는 교육비, 부의 대물림, 사회적 불평등 등의 이유로 인해 개천에서 용이 나올 확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존 시스템에 순응해야할까, 아니면 시스템 자체를 뒤흔들어야 할까?

   나는 대학원 조교로 일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보았다. 그들 중 일부는 기득권층의 자녀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를 얻었고, 또 일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특히 후자의 학생들은 “개천용”이 되기 위해 처절할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기존 질서 안에서 최대한의 기회를 활용하고,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으며, 목표를 위해 개인적인 인간관계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모습은 “화이트 타이거”의 주인공 발람이 기존 계급 질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방식과 유사하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실 “화이트 타이거”의 주인공 발람의 모습이 더 드물긴 하다. 어떤 사람들은 크리스 가드너처럼 쉬지 않고 자기자신을 가다듬고, 준비하면서 기회를 노린다. 그들은 기존 시스템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최대한의 가능성을 찾아 노력한다. 이는 보다 온건한 방식이지만, 때때로 더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가져오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반드시 기존 시스템을 거부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이 나를 가두고, 도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때로는 발람의 화이트 타이거가 되어 기존 질서를 깨부수고 나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 기존 시스템 안에서 노력과 인내로 기회를 잡을 것인가?
✔ 기존 질서를 깨부수고 새로운 방식으로 운명을 개척할 것인가?

   여러분은 여러분 만의 실패 극복 방식을 찾았는가? 이 글이 여러분이 자신의 삶에서 실패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사실 이 두 영화는 내가 지인과 나누었던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화이트 타이거”는 내가 추천한 영화였고, “행복을 찾아서”는 지인이 추천한 영화였다. 나는 본인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기존 시스템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기회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화이트 타이거”처럼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내 지인은 기존 시스템 안에서 기회를 기다리고 철저히 준비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를 관리하며 언제든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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