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랑 소통, 잘 되는 것 같아? 혹시 스스로가 MZ라는 소리를 듣거나, 아니면 MZ가 아니라서 MZ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그렇진 않았어? 더 나아가 미디어에 보이는 MZ들의 묘사를 보면서, 20대 신입 사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지금 10대들이 성인이 되면 또 얼마나 괴리가 심할까 하는 걱정은?
그래서 이번에는 요즘 10대에 대해 알아볼까 해. 지금 10대들은 MZ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 2011년부터 2025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알파 세대로 구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세대 구분 중 유일하게 세대 속 모든 연령대가 21세기에 태어난 특징도 갖고 있어! 21세기라고 하면 뭐가 떠오를까? 이제 더이상 땅따먹기는 웬 말이야 술래잡기도 없고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와 놀기는 커녕.. 그렇지! 21세기 하면 대표 물건으로 부상하는, 스마트폰을 보며 놀고 자란 아이들이 요즘 10대, 즉 알파 세대란 말이야. 그렇지만 오늘은 그들을 알파 세대가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를까 해.
오늘의 주인공 나와라, *DN!
*물론 디지털 네이티브의 정식 약칭은 DN이 아니야. MZ라는 약칭과 비교하기 위해 에디터가 임의로 줄여서 불러봤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이자 디지털 기기를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를 일컫는 표현이야. 통상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데 이전 세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날로그적 취향을 완전히 떨치지 못해 이주민으로 전락한다는 의미에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로 간주돼.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2001년 발표한 논문인 「디지털 원주민, 디지털 이민자Digital Natives, Digital Immigrants」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계획을 세우고 정리하고 외워두는 것도 디지털화 되어 있어. 예를 들어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안에 담긴 남은 식재료를 찍은 뒤 디지털 기기에게 ‘이걸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줘’라고 하면 디지털 세상에서 수요자 맞춤형 레시피를 알려주는 방식 등이 있지.
▲YouTube 채널 인프제INFJ 영상“미래에서 온 AI 가전을 소개합니다 | 집안의 중심을 주방으로 바꿔주는 삼성 비스포크 AI 냉장고”에 나오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삼성 푸드 서비스에 대한 설명 장면
암기한 것을 복기할 필요 없이 ‘아 이거 뭐였지? 떠오를락 말락하는데..’의 고통을 덜 겪어도 되는 세대라고도 할 수 있어. 옛날에는 전화번호를 수첩에 기록해 두거나 자주 입력하는 또는 중요한 연락처들은 외워두었잖아? 그렇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연락처는 간단하게 저장만 해둔 뒤 후일 검색만 제대로 하면 되는 숫자의 나열이 되었을 거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의 변화는 더욱 고속화될 거고, 지금 이 세대는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세대와 사고의 프로세스가 다르다고 할 수 있어. 기성세대일수록 우리가 미래 경제 사회에서 맞이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사고 방식을 이해해야겠지. 물론 위에서 디지털 네이티브를 설명하면서 그 세대가 1980년대생부터 시작되어 왔다고 했으니 디지털 네이티브가 꼭 10대나 2030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겠지만, 우리에게 더 익숙한 MZ라는 표현 또한 꽤나 넓은 연령대를 포함하고 있어도(40대 까지도 MZ에 포함된다고 해.) 꼭 20~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부를 때만 ‘요즘 MZ’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이 글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계속해서 10대부터 2030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하도록 할게.
DN들의 VOICE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줘!
이러한 디지털 환경은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및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먼저, 양육마저도 디지털화되다 보니 아동을 키우는 것은 디지털 기기가 맡고 아동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즉 자신의 양육자에게 애착을 느끼는 방식이 바뀌었어. 사회가 아동을 키우는 방식도 바뀌었고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애착, 대인관계 패턴이 달라졌다고 해. 이에 대해 애착 관계 형성에 손상이 생겼다고 해서는 안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양육자가 정서적 학대를 하지는 않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첫째, 예전에는 대면으로 자신의 요구 사항을 표현하며 눈치-다른 말로 사회성-이 생겼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비대면으로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자신의 요구 사항을 온라인으로 전송해 놓고, 양육자 또한 비대면으로 가능한 시간에 피양육자의 요구 사항을 문자로 확인하고 피양육자의 욕구 충족에 간단하게 응해줄 수 있게 되었지.
둘째,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보급으로 정보습득과 사고방식이 달라졌어. 예전에는 교사가 설명하는 것을 다 듣고 난 다음에 질문을 하였으나 디지털 네이티브는 실시간으로 질문을 하고 즉각적으로 자신의 의문에 대한 피드백이 주어지길 바라.
셋째, 멀티태스킹muti tasking을 선호하고(그렇다고 잘하지는 않아.), 신속한 반응을 추구하게 되었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정보를 얻거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다른 일을 하면서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지.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는 SNS에 올라온 자신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여러명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 해. 타인’들’과 같이 있긴 하지만 유튜버 주인공이 된 것처럼 남들이 내 이야기에만 집중해주고 더 많은 반응을 보여줘야 하지. 정서의 미성숙에 따르는 문제도 있다고 해. 기분이 나쁘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어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어려워 하고 지루함과 좌절과 소외를 못 견뎌 해. 무언가를 얻고 성취하려면 노력하는 게 당연했던 과거 세대와는 다르고 재미와 적성이 강조되다 보니 견디는 것에 부정적이고 취약해. 즉,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이 교실에서도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 DN들, VOICE를 내긴 내는 거야?
이런 디지털 네이티브는 회피형 애착유형과도 공통점을 보여.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잘 정제해서 이성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최근에는 민희진 ADOR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며,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대표적인 감정 표현의 대명사가 되었지. 당시 민희진의 착장이 유명세를 타고 판매 수익을 올린 것을 보면 민희진의 감정 표현에 대해 대중들이 완전히 등을 돌린 건 아닌 듯 하단 말이지. 오히려 열광하고 있다면 열광하고 있달까.
▲4월 25일 열린 민희진 ADOR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쓰고 왔던 모자의 거래량이 다른 제품에 비해 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오래된 철학사에서부터 이성과 감정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었어. 감정적인 것은 부정적인 요소로 쓰이며 여성을 멸시하는 표현(여자는 너무 감정적이야 등)으로 쓰이기도 했고. 웃고 즐기는 감정에 대해선 나무랄 사람 거의 없지만, 분노나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에게도 전이가 되니 다들 남의 부정적인 감정에 표출되는 것을 꺼리지. 길 가다가 누가 욕하는 걸 들어봐! 그 사람은 그만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한 것이겠지만 듣는 우리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그 사람의 분노에 노출되었으니, 그럴 땐 꼭 불쾌해지지 않았어?
그러나 이런 감정조차도 표현하지 않고 갈등을 피하려 드는 이들이 회피형 애착유형이지. 회피형이라는 심리학 언어가 언제부터 대중 사이에서 누구나 쉽게 알고 사용되는 표현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해. 가스라이팅이라는 낱말도 널리 알려지면서 적합하지 않은 용례로 사용되는 걸 볼 수 있지만 회피형은 아직까지 회피형의 의미 그대로 쓰이는 듯 해. 회피형이라는 표현은 애착유형의 분류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일단 애착유형은 크게 안정형과 불안정형으로 구분되고 불안정형의 세부 기준에 따라 안정형, 회피형, 불안-양가형의 3범주 또는 안정형, 회피-두려움형, 거부형, 몰입형의 4범주로 분류돼. 세세한 분류 명칭이나 분류 기준은 Main, Hazan, Shaver, Ainsworth, Bartholomew, Horwitz 등의 학자들마다 다르기도 하고 서로의 연구를 쌓아올려 지금의 애착유형 분류를 만들기도 했어.
자신의 애착유형이 궁금하다면 인터넷에 “성인애착유형검사”라는 키워드를 검색하여 나오는 테스트를 해보는 것을 추천해. 물론 인터넷 무료 MBTI 검사만큼이나 그 결과가 부정확하거나 과도하게 치우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고! 본 에디터의 검사 결과는 거부-회피형이긴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피형 성향이 강하다고 하기도 하고, … 온라인 야매(?) 검사가 회피형으로 치우쳐 있다고도 하고… 어떤 게 낭설이고 진실일진 모르겠지만 전문성 있는 검사보다는 미흡할 거고 아주 안 하는 것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조금은 더 알게 해주는 기회겠지.
어쨌든, 회피형 애착유형과 디지털 네이티브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려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 다시 글의 본문으로 돌아와 보자. 이 두 케이스의 공통점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한다는 것이야. 일상적인 이야기는 잘 나누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친밀도를 유지하기는 힘들어 한다는 뜻이지. 또한, 자기 본위적인 사람들도 많아졌어. 불편하면 차단하고 회피하고 손절하고 끝내버리는 이들이 많아졌단 뜻이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징은 표현을 빠르게 많이 한다고 해놓고, 표현을 안하는 회피형과 공통점이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도 하지? 그렇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는 자기와 친한 사람에게는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 즉각적인 피드백을 요구하는 표현을 잘 할 수 있어. 특히 가족에게는 더 그렇지. 그렇지만 상대방이 친구가 되면, 아무리 ‘친해서 친구가 되었다 할지라도’ 싫은 소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그런 상황에 닥치면 어쩔 줄 모르게 돼. 친구와 아주 잠깐 다소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감수하고 “나 이런 점이 속상했어!”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친구한테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못하는 거야. 자신이 속상했다고 용기내어 말했는데 친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지도 모르고, 그걸 설득하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시키는 인내의 과정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감내할 수 없는 짐인 거지.
그럼 DN들의 VOICE는 어떻게 파동해야 해?
디지털 네이티브는 교우관계에서 표현을 다음 같이 해. 정말 많이들 SNS로 대화하는 게 가장 우선적인 특징이겠지? 문제는 SNS에서 나눈 이야기나 상대방의 게시글이 자신을 저격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아. 왜 그런 오해를 했는지 물어도, 자신의 생각에 대해 정갈하게 정리하기가 어려워서, 명료하게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오해가 더 불거지는 경우도 많지.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별일이 아닌데 급격히 사이가 나빠지기도 하고, 대인관계의 불편함이나 좌절을 잘 견디질 못해. 앞에서 회피형과의 공통점을 말하면서 언급했던 거, 기억 나지?
디지털 네이티브가 회피형 애착유형과 다를바 없다는 오명을 벗고 (물론 회피형 애착유형도 그 자체가 오명은 아니야. 회피형 애착유형이더라도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마치 ‘adhd라서 집중을 못하고 난 뭘 해도 안 돼’ 이런 식으로 변명이 되면 안 되겠지?) 스스로를 잘 표현하고 남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양육자도 피양육자도 아래에 나오는 이야기에 잘 집중해 보자.
먼저 교육과 양육의 목표는 건강한 자립이라는 생각을 해야 해. 지켜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이고 명료한 규칙이 필요해. 나 자신이 맺는 관계라고 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시간마다 연락이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나야 하고. 감정적으로 속상하니까 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정도껏이어야 해. 또래들 중에서도 갈등 당사자가 아닌 친구에게는 자기 이야기를 계속 들어달라고, 감정 쓰레기통(ㅠㅠ)으로 사용하거나, 무조건 자기 편을 들어줄 거라 여겨지는 어른(학교 선생님, 부모님)에게는 끝도 없이 자신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말하지. 그렇지만 돌아서면 또 금방 친해져서 다시 괜찮아져 있기도 해. 그러니 지금 당장 속상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데, 혼자 앉아서 생각하는 인내의 습관이 부족해서 즉시 자기 마음 다친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투정부리지. 그러니 들어주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이라든가 몇 시 이후로는 나도 내 개인 시간이 필요해, 라는 식으로 상대방에게 우리 둘만의 규칙을 알려줄 필요가 있어.
디지털 네이티브는 또한 인지적 충동성이 높아. 생각이나 욕구를 지연시키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거지. 상황을 충분히 듣거나 논리적으로 구체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옳고 그름 등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과정을 어려워 하고 언행의 결과에 대한 예측 없이 쉽게 결정내려 버리지. 사고의 비약도 많고 충동적으로 상황을 지각해 충동적으로 판단해 버려. 이런 사고 방식의 습관화를 벗어나기 위해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겠지. 감정을 억압하라는 게 아니야. 감정에 대하여 시간을 투자해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충동성이 아닌 충분함이 필요하다는 거야.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로 써보고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이유도 써볼 수 있어야 해. 그래서 요즘 교육청에서도 질문하기 교육을 정말 중시하는 거 알아? 생각을 깊게 하지 않는 이들이 하는 질문에는 군더더기가 많아. 그렇기 때문에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질문을 하기 앞서선 “무엇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안된다고 느꼈으며”,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데”, “이 방법으로는 안된다.” 등 여러 생각을 하고 표현을 다듬어서 질문을 해야겠지. “이거 모르겠어요.”, “이거 안돼요.” 등의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은 질문을 받은 사람으로서도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설마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달라는 건 아닐 거 아니야? 말했잖아, 교육과 양육의 목적은 자립심이어야 한다고! 스스로도 자립하기 위한 공부와 생활을 하는 거라는 의식과 의지가 필요해.
숏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혹은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는 멀티 태스킹은 일종의 망상이라는 처방도 필요해. 다른 일을 하다가 새로운 일을 하려는 전환의 시점이 분명해야 하고 그 다음 일의 목표를 되새기는, 뇌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해.
이건 당연한 노력이겠지만, SNS의 건강한 사용법도 중요해. 이제 더 이상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SNS 사용 시간을 줄이라는 말은 의미를 모르고 말하는 앵무새의 도돌이표와 같아. 어릴 때부터 SNS를 해 왔는데, 어릴 때부터 걷고 보고 들어왔던 이들에게 걷지 말고 보지 말고 듣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오히려 잘 걷고 잘 보고 잘 듣는 방법을 알아야겠지. SNS는 대부분 자기과시가 목적이니까, 가장 멋있는 사진을 찍고 보정해서 올린 것에 속지 말고 SNS와는 별개의 자신의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해. 표현을 하고 싶다면 “누구라도 들어줘”, “내가 너를 콕 집어내지 않아도 알아서 눈치채고 내 글에 반응해줘”식의 요구가 아니라, 표현 이전에 “누구에게 소통하고 싶은지”, “언제 말할지”, “얼마나 말할지”, “어떤 것을 말할지”, … 이것도 마찬가지로 먼저 ‘생각’을 하고 표현을 시작해야 한다구.
우리는 DN, 혹은 DN과 공존해야 하는 세대! :)
아직까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표현보다 MZ라는 표현이 익숙하고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 특이해’를 달리 표현하는 말로 ‘MZ’라는 낱말이 쓰이고는 있지만, 단지 ‘그들은 신기해’라거나 ‘우린 원래 이래요’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을 거야. MZ 얘기가 나왔으니 그 예를 계속 들어 보자면, SNL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tvN의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MZ 오피스를 필두로 MZ 세대에 대한 각종 코미디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에어팟을 끼고 일하거나 어휘력 낮은 MZ 세대를 코미디 요소로 쓴 SNL 코리아
MZ지만 공감이 간다는 대중의 반응도 있지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MZ를 다루는 콘텐츠들에 대한 반응은 너무나 리얼해서 ‘공감’이라는 반응과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공존한다. 많이 나왔던 지적이지만 ‘MZ세대’는 굉장히 폭넓은 나이대의 사람들로, 사실 가상의 세대”라며 “하나의 세대로 묶기보다는 세대를 떠나 과거와 달리진 가치관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해. 정 평론가는 “MZ세대를 통한 이야기가 결국 ‘새로운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라면, 같은 세대라고 하더라도 불편과 공감이 공존할 수 있다”고 전했어.
책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는 “같은 세대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조직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코너를 통해 문제로 드러나는 사람의 모습이 실제로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현실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기에 세대론을 활용해 비난하고 극대화하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할지 의견을 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라고 했어. "최근 많은 조직은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MZ세대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이런 행동은 조직의 특성상 이러하니 하지 말자’ 혹은 ‘특정한 행동에 대해 문제 삼지말자’는 식으로 합의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해.
그러니 즉, 우리는 DN의 장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지? 이 글을 계속 읽고 있던 네가 DN이라면, 이 다음을 읽고 DN이 마냥 부정적인 단점만 갖고 있다고 속상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따르면, DN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어. 친구들끼리 경기를 하더라도 승패 여부에 시시비비가 갈린다면 경기 장면을 찍고 있던 영상 녹화 기기를 사용해서 얼른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지.
디지털 기기만 붙잡고 있으니까 너무 삭막해 보이지 않냐구? 아냐, 오히려 서로 항상 연결되어 있어. 끊임없이 소통하고 함께 협력하고 챙겨주기도 하지.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만나지 못할 것도 없어. 거리는 쉽게 극복될 수 있으니까.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바로 시작할 수 있어. 신체와 정신이 확장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자유로움이야말로 DN의 가장 큰 강점이고. 사진 한 장만 보여주면 되니 굳이 문자로 설명하지 않아. 하지만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런 기준이 없는 것도 아냐.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만 잘 조성된다면,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성실하게 학습에 참여하거든.
학습과 놀이가 구분되지도 않아. 요즘 학습을 게임처럼 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얼마나 많아졌는지를 보면 놀랄걸? Easy & Fun 퀴즈앤 사이트를 활용해서 누가 답을 맞췄는지 알 수 있을 뿐더러 누가 정답을 제일 먼저 제출했는지도 내 점수가 되고,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서는 가상의 교실 환경에서 문제를 풀거나 가상의 미술관에 자신의 학습 결과물을 게시하고 내 아바타를 움직여 돌아다니며 다른 친구의 학습 결과물을 구경할 수도 있어. DN에게 학업은 곧 놀이고 놀이고 곧 학업이야.
빠르게 반응하고 항상 연결되어 협력하는 것에 능숙하고 문자보다 사진을 선호하고 학업과 놀이를 구분 짓지 않는 세대, 우리는 바로 이걸 DN, 디지털 네이티브라 부르는 거야.
▲ZEP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ZEP 퀴즈맵 이미지 일부.
아직까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표현보다 MZ라는 표현이 익숙하고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 특이해’를 달리 표현하는 말로 ‘MZ’라는 낱말이 쓰이고는 있지만, 단지 ‘그들은 신기해’라거나 ‘우린 원래 이래요’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로서는 본인 세대의 단점을 줄여나갈수록 좋겠지. 혹시 이것도 꼰대의 말이라고 느껴진다면 어쩔 수 없지만… 필자도 넓게는, 그리고 적당히 좁게는 MZ에 속하고 디지털 네이티브에 속하니까, 이 말을 단순히 고루한 말이라고 여겨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앞서서는 DN의 염려스러운 점을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했지만 단점을 말한 이유는 그걸 줄이고 장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함이겠지. 그리고 DN이 아닌 세대에게 DN이란 이런 특징을 갖는다는 걸 알려주고도 싶었어. SNL 때문에 SNL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MZ의 행동을 하지 않는데도, 회사에서 살짝 튀는(?) 언행을 하면 “역시 요즘 MZ는”하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그 말이 칭찬이건 욕이건 일단 대중이 MZ가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 인식이 선입견이 되어 독이 될지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DN도 MZ만큼 우리에게 알려질 때가 되었어! 이건 모두 다함께 해야 하는 노력이라 여기자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스스로를 더 알아가고,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세대는 ‘젊은 사람들이란’ 하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더 생각해 보자. 모르는 세계에 대해 탐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수록, 인류가 최초로 달을 밟았을 때 만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야.
참고자료
- 「회피형 내담자가 지각하는 상담 과정 및 변화 요인 연구: 애착이론적 조망에서」, 지승희, 이혜성,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021. Vol. 13, No. 3, pp.55-73.
- “선생님, 비교가 뭐예요?”...스마트폰 쥔 ‘도파민 인류’ 어휘를 잃다, 심우삼, 정봉비, 김채운, 고나린, 한겨레일보, 2024.01.08.,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23348.html
- “저 옷 어디 거야… 민희진 ‘꾸안꾸’ 기자회견 패션 완판, 김세린, 라이프, 2024.04.26.,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4268691g
- “SNL ‘MZ오피스’, MZ세대 공감인가 조롱인가”, 정민경, 미디어오늘, 2023.01.07.,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814
- “ZEP 퀴즈맵, 옆자리 선생님도 물어보는 재미있는 수업 비결 알려드릴게요”, ZEP 공식 Blog, https://blog.zep.us/user-guide-ko/zep-%ED%80%B4%EC%A6%88%EB%A7%B5-%EB%A7%8C%EB%93%A4%EA%B8%B0/
-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사전, 검색어:디지털 네이티브, 2020.11.03., https://www.moef.go.kr/sisa/dictionary/detail?idx=947
- “디지털 네이티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9.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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