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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기적122

13호_다육과 나 / 연푸른 다육과 나 에디터 / 연푸른 내 자취방 마루 창틀에는 다육이 세 화분이 쪼롬이 앉아 있다. 2018년부터 데려와 길렀으니 함께 산 지가 이제 곧 4년이 되어가는데, 이렇게 소개를 하려고 보니 이 녀석들이 어떤 종인지 이름조차도 알지 못한다. 오래 기른 것치고는 가진 정보가 많지 않아 미안하다. 세 화분 중 두 화분에는 같은 종의 다육이가 자라고 있다. 2018년 여름에 근처 모종가게에서 사온 이 녀석의 애칭은 ‘콩나물.’ 동글동글하고 통통하게 생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잎이 싱싱한 콩나물 머리를 닮아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이 녀석은 데려온 그 해 여름부터 쑥쑥 키를 키웠다. 한 삼 일이 지나면 조금 커졌나 싶었고, 일주일이 지나면 자랐다는 게 티가 났다. 어느 날에는 줄기의 끝에서 새로운 연두색 아기.. 2022. 1. 30.
13호_성장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 우리는 모두 은수저가 물려 있음을 / 망 성장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 우리는 모두 은수저가 물려 있음을 에디터 / 망 성장이란,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을 의미한다. 사전적인 의미는 그렇지만 우리는 성장을 단순히 육체적 발달에만 국한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점점 커짐’이라는 것은 경험의 세계를 뜻하기도 하며 정신적 성숙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장해야만 하는가? 경쟁 사회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동식물은 도태되고 마는가? 그렇다. 동식물은 어쩔 수 없이 성장해야만 한다. 특히 가축으로서 키워지는 동물과 농장에서 재배되는 식물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조금이라도 산란 수치가 낮아지거나 젖이 도는 주기가 빈약해지만 도태되고, 부상을 입으면 마찬가지로 도태되어 고기로 만들어지기 위해 실려간다. 하지만 인간은 경제동물만큼의 .. 2022. 1. 28.
13호_국가의 성장 / 바투 국가의 성장 에디터 / 바투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달러로 사상 최고점(202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636802?sid=001 OECD, 2023년까지 G20 선진국 중 한국이 가장 빠른 경제성장 전망(2021) https://www.ajunews.com/view/20211201161004552 분단국가 넘어 ‘문화 컨텐츠 강국’ 이미지(2022) https://www.fnnews.com/news/202201240905322226 대한민국의 위상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50년대 최빈국 수준에서 짧은 시간 안에 막대한 성장을, 그것도 경제・정치・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궈냈기 때문이다. 특.. 2022. 1. 28.
13호_움직임의 궤적을 따라, 성장 / 편집장의 인사 움직임의 궤적을 따라, 성장 편집장 / 연푸른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시기에는 늘 지난 일년을 돌아보는 컨텐츠가 유행한다. 올해 나온 최고의 작품과 최고의 인물에게 상을 주고, 올해 최고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 사고에 등수를 매기는가 하면, 올해의 트렌드를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같은 시기는 개인의 삶에 대해서도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올해 잘 쓴 물건을 리뷰하는 영상이 유튜브 곳곳에서 추천되고, 사람들은 새로운 다이어리나 스케줄러를 사며 지난 해의 다이어리를 – 꾸준히 썼든 그렇지 않든 – 뒤적인다. 인스타그램 피드는 올해의 나를 기록하는 친구들의 게시물로 가득 찬다. 올해는 이런 해였고, 이런 것들을 배웠고. 1년동안 수고했다, 장하다 나! 이렇게 내.. 2022. 1. 27.
12호_일상을 이야기로, 기념_웹진 ver. 2022. 1. 2.
12호_특별할 것 없는 날 / 연푸른 특별할 것 없는 날 에디터 / 연푸른 일어나자마자 생각했어. 오늘은 너를 보러 가야겠다고. 특별히 날이 좋거나, 특별히 날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건 아니야. 어느 때와 다름없는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어. 창문을 통과한 찬 기운이 왼쪽 팔을 간질이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을 길거리의 정적을 쓰레기차만이 깨고 있었지. 아, 쓰레기차 소리가 기억나는 걸 보니 아침이라 부르긴 너무 이른 시간이었나 봐. 그 쓰레기차는 늘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우리 집 앞을 지나거든. 새벽 5시,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에 눈을 떴기 때문이었을까? 내 학창 시절을 조금 더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어줬던, 너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말이야. 그날도 이런 평범한 겨울이었어. 나는 체육복 바지를, 너는 무릎이 살짝 덮이는 길.. 202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