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47 20호_데본 아오키도 뻘짓을 할까? / 연푸른 데본 아오키도 뻘짓을 할까? 여태껏 당연했던 것들이 갑자기 이상하거나 신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단어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다던가, 내가 침을 삼키고 눈을 깜박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갑자기 내가 이제껏 어떻게 침을 삼켰는지를 잊게 된다든가 하는 순간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는 노래가 있고, ‘살면서 갑자기 의구심 생기고 소름돋는 순간들 '같은 오래된 게시글이 존재하는 걸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의 어느 시점에는 그런 기묘함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요즘 모든 사람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내가 내 삶을 경험하고 감각하는 것처럼 모두가 각자의 삶을 일인칭의 시선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잠을 자.. 2024. 2. 1. 20호_일확천금의 꿈 / 망 수능. 상상을 주제로 갑자기 웬 수능 얘기냐고? 하지만 수능 현역생일 때를 ‘상상’해 보라. 수능을 치르는 동안 수험생들에겐 문제를 보느라 충분히 정신 없겠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수능 감독이야말로 수능 문제만큼이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쪼끔만 말을 거역해도 부정행위 취급하고 수험장에서 내쫓아 버릴까봐! 그러나 수험생 신분을 벗어나면 수능 감독이 그렇게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건 가뿐히 알 수 있다. 대체 수능 감독이 누구길래? 이 의문에 대해선 이미 해답이 많이 주어져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수능 감독은 과연 수능 시간 내내 시종일관 부정 행위 자를 잡아 내기 위해 곤두서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특히 100분이나 되는 특정 과목은 거의 두 시간을 ‘서’ 있어야 하는데 앉아 있는.. 2024. 1. 30. 19호_자유 주제_pdf ver. 2023. 12. 29. 19호_모두, 사람을 본다. / 연푸른 예전에는 분노같은 큰 감정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믿었다. 내가 19살, 20살이었던 2016년과 17년도에는 촛불이 정권을 바꿨다. 사람들의 행렬 속에 나 역시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그건 내가 목격한 역사 중 가장 큰 역사였다. 세상은 이런 식으로 바뀌는 거구나, 그때의 나는 그렇게 믿었다. 촛불로 세상이 변할 줄 알았고, 세상은 늘 그런 식으로, 분노의 물결이 한순간에 도시를 집어 삼키듯 그렇게 변하는 줄 알았다. 당시 언론정보학과를 진학하고 싶었던 그리고 진학하고야 말았던 나는, 내가 언론인이 되어 그 물결의 한 흐름을 만들게 될거라 믿었다.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말거라고. 그로부터 7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물론 많은 것들이 변했다. 개중엔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변화도 .. 2023. 12. 26. 18호_시련과 발돋움 사이, 시험_pdf ver. 2023. 12. 2. 18호_아딜의 지구 / 연푸른 아딜의 지구 에디터 / 연푸른 이 이야기는 우주 아주 먼 곳, 어느 학교 공작 시간에 일어난 일이에요. 같은 반 학생인 아딜과 포륜은 지구를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내 지구에는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이 너무 많아!” 아딜이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쁜 인간들을 골라서 없애버리는 건 어때?” 포륜이 말했어요. 포륜은 반에서 늘 칭찬받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답니다. “괜찮아, 어차피 인간들은 다시 늘어날 거야. 원래 다 그런 거거든!” 모범생다운 아주 합리적인 조언이었어요. 그 말을 들은 아딜은 고민에 빠졌어요. “하지만, 어떻게 나쁜 인간들만 쏙쏙 골라낼 수 있지? 얼굴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걸!” 아딜과 포륜은 몇 시간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포륜이 눈을 크게 뜨며 박수.. 2023. 11. 30. 이전 1 2 3 4 5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