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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69

12호_일상을 이야기로, 기념_웹진 ver. 2022. 1. 2.
12호_특별할 것 없는 날 / 연푸른 특별할 것 없는 날 에디터 / 연푸른 일어나자마자 생각했어. 오늘은 너를 보러 가야겠다고. 특별히 날이 좋거나, 특별히 날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건 아니야. 어느 때와 다름없는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어. 창문을 통과한 찬 기운이 왼쪽 팔을 간질이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을 길거리의 정적을 쓰레기차만이 깨고 있었지. 아, 쓰레기차 소리가 기억나는 걸 보니 아침이라 부르긴 너무 이른 시간이었나 봐. 그 쓰레기차는 늘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우리 집 앞을 지나거든. 새벽 5시,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에 눈을 떴기 때문이었을까? 내 학창 시절을 조금 더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어줬던, 너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말이야. 그날도 이런 평범한 겨울이었어. 나는 체육복 바지를, 너는 무릎이 살짝 덮이는 길.. 2021. 12. 31.
12호_275일 기념일 / 망 275일 기념일 에디터 망 공휴일, 생일, 연애 기념일, 결혼 기념일,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등.. 기념일이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기 쉬운 날들이다. 더군다나 12월의 기념일이라고 하면 크리스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번 밍기적 호의 주제도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그리고 밍기적의 1주년을 맞아 기념을 주제로 삼았다. 좋은 글감이다. 비단 에디터가 기념일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에 가깝더라도, 이런 의견이라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여전히 좋은 글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큰고모와 함께 영화 를 봤다. 워낙 유명한 영화로 모두가 한번즘 이름은 들어봤을 영화지만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기 전에 알고 있던 배경 상식으로는 특정한 주인공 없이 여러 에피소드가 겹쳐진 .. 2021. 12. 30.
12호_기념하기 위해서라도 / 바투 기념하기 위해서라도 에디터 / 바투 그날도 추웠다. 밍기적의 역사적인 탄생일이라 거창하게 기념하고 싶은 2020년 12월의 어느 날. 크게 보면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묶이지만 서로 간의 거리가 꽤 되었던 우리는 각자의 퇴근 후 대중교통을 부지런히 환승해가며 익선동의 한 술집에 모였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우리는 밍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묶일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만나 크리스마스 머리띠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2020년의 마지막을 추억했다. 그러던 중 연푸른의 잡지 발간 소식을 듣고 제법 재미있겠다는 호기심이 들었고, 그렇게 밍기적은 호기롭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딱 1년 뒤인 2021년 12월에 다시 모였다. 거창하지 않고 투박한, 소소한 얘기도 편히 오갈 수 있는 그런 .. 2021. 12. 28.
10호_시험은 배움에 도움이 되는가? / 바투 시험은 배움에 도움이 되는가? 에디터 / 바투 임용경쟁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꽤나 즐거우면서도 힘이 들었다. 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였지만, 개론서를 읽으며 여러 이론을 알아가는 것은 꽤나 흥미로웠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내가 공부에 나름의 소질과 취미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해야 되다 보니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 혹은 표면적인 내용들을 암기하는 것 위주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었다면, 나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더 편하고 깊게 배움에 몰두할 수 있었을까? 혹은 애초에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시작된 공부이므로 시험이 없었다면 공부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은 아닐까? 임용경쟁시험 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러.. 2021. 10. 27.
10호_사소하고 거대한 배움 / 편집장의 인사 사소하고 거대한 배움 편집장 / 연푸른 이번 학기엔 12학점을 수강 신청했다. 학기가 두 달 정도 지난 지금, 나는 수업을 하나하나 취소해 3학점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럴 거면 진작 빨리빨리 취소할 것을 왜 두 달 동안 꾸역꾸역 수업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 두 달 동안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수업을 3학점만 듣는다고 이야기하면 내 친구들 대부분은 나의 졸업을 걱정해준다. 나는 대학에 들어온 이후 대부분의 학기를 이런 식(?)으로 살아왔고, 그 덕에 제때 졸업을 하지 못하고 초과 학기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참 한결같다. 오 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변하는 게 없고, 지금이나 그때나 나에겐 학교 공부보다 중요한 게 많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을 하면서, 나는 또 분명 많.. 2021.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