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69

8호_소속, 나를 바꾸고 내가 바꾸는 공간_웹진 ver. 2021. 9. 5.
8호_숙명에서 갈망으로 / 바투 숙명에서 갈망으로 에디터 / 바투 방학을 맞아 대구로 내려간다는 생각만으로 며칠 간 들떠있었다. 방학 뿐만이 아니었다. 주말에 짬을 내서 하루만에 다녀오더라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안정되고 편했다. 내려갈 짐을 싸는 것도, 그걸 또 끙끙 이끌고 지하철로 기차 역으로 가는 것도 고되지만 힘든지도 모를만큼 즐겁고 설레는 시간이었다. 내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곳, 내 사람들이 있다고 여겨지는 곳, 익숙하고 정든 곳, 내가 혼자가 아닌 곳으로 가니까. 그럴 때 문득 느껴진다. 나는 여기에 속한 사람이 아니구나. 일이든 뭐든 여튼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잠시 머물러있는 것일 뿐이구나. 벌써 용인에 자리를 잡은 지가 3년째가 되어가지만 아직 뭔가 모를 거부감과 어색함, 불편함이 내가 용인 시민임을 인정하지 못하게 .. 2021. 9. 2.
8호_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온기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에디터 온기 소속감이 뭐길래 최근에 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 중 1차 세계 대전을 다룬 에피소드를 굉장히 몰입해서 봤는데, 전쟁의 참상이 너무나도 잔혹해서 차라리 허구로 과장되었다고 믿고 싶을 정도였다. 이후 관련된 책 그리고 1,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여러 전쟁 영화 (특히 사실을 잘 고증했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을 더러 접했다. 1917, 핵소고지, 미드웨이 등 밀리터리 영화를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직접 찾아서 보았다. 전쟁 당시 그들은 어째서 그렇게 용맹하게 나아가는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물러서지 않는지 의구심이 들었고, 그 해답은 ‘소속감'이라는 감정이자 욕구에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놈의 소속감이 뭐길래? 이 무섭도록 강력한 소속감.. 2021. 9. 1.
8호_소속, 나를 바꾸고 내가 바꾸는 공간 / 편집장의 인사 소속: 나를 바꾸고, 내가 바꾸는 공간. 에디터 / 연푸른 안산 선수와 김제덕 선수가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7월 24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8월 27일이니, 그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는 뜻이다. 올림픽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나고 그 자리를 패럴림픽이 잇고 있는 와중에, 도대체가 이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만 아직도 거기에 멈춰있다. 나는 아직 여자 배구 한일전의 시간을 살고 있는데, 벌써 그게 한 달 전이고 다음 주면 또 개강을 한다니. 말도 안된다. 당장 내 올림픽 돌려 내... 라고 말은 했지만, 나는 사실 스포츠 경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게다가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시국에 올림픽을 한다고?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분명 온라인에서의 반응.. 2021. 8. 31.
7호_내가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것 내가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것 에디터 / 망 노동의 의미 국립국어원에서는 노동의 의미에 대해 경제적인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그렇다. 누구나 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들인다. 생계유지라 함은, 구체적으로 국립국어원에서 정의내린 것처럼 물자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살아가는 물자가 되고 이는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육체적 노력과 정신적 노력의 범위가 모호하다. 법령에서는 노동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노동을 키워드로 하여 검색하면 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 무언가 나오긴 하되 찾고자 하는 걸 찾을 .. 2021. 7. 28.
7호_집에서 집으로 / 연푸른 집에서 집으로 - 가사 노동이 향하는 곳 에디터 / 연푸른 자취 5년차의 대학생인 나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이 들면 집안일을 시작한다.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정리한 후 청소기를 한번 돌리고 나면 이미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있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아까 돌린 빨래를 종류별로 분류해 건조기에 넣고 나면 또 1시간이 훌쩍 지난다. 창틀은 여전히 더럽고, 아직 냉장고도 정리하지 못했으며, 가구 위에는 먼지가 그대로 쌓여있는데 나는 이미 기운이 다 빠져버린다. 10분만 쉬자고 생각하며 침대로 기어 들어가서는 2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그때쯤 일어나 밥 먹을 준비를 하다 보면 분명 아까 깨끗하게 정리해둔 싱크대에 다시 설거지거리가 쌓.. 2021.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