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86 19호_여고 동창회와 저출생 이야기 / 바투 여고 동창회와 저출생 이야기 에디터 / 바투 12월의 어느 평일, 졸업한 지 8년 만에 여고 재경동창회에 다녀왔다. 저 먼 대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그래서 프라이드가 매우 강한 고등학교다. 특히나 여성이 제대로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보란 듯이 자리를 잘 잡아 성공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내집단 의식이 강하며 후배들에게도 많은 지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선배들이 오셨다. 아니나 다를까 오신 선배들의 약력을 들으니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군도 많았고, 특히 현직 국회의원은 무려 4명이나 된다는 엄청난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선배와 후배가 만나는 자리라는 이야기만 듣고도 .. 2023. 12. 27. 19호_모두, 사람을 본다. / 연푸른 예전에는 분노같은 큰 감정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믿었다. 내가 19살, 20살이었던 2016년과 17년도에는 촛불이 정권을 바꿨다. 사람들의 행렬 속에 나 역시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그건 내가 목격한 역사 중 가장 큰 역사였다. 세상은 이런 식으로 바뀌는 거구나, 그때의 나는 그렇게 믿었다. 촛불로 세상이 변할 줄 알았고, 세상은 늘 그런 식으로, 분노의 물결이 한순간에 도시를 집어 삼키듯 그렇게 변하는 줄 알았다. 당시 언론정보학과를 진학하고 싶었던 그리고 진학하고야 말았던 나는, 내가 언론인이 되어 그 물결의 한 흐름을 만들게 될거라 믿었다.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말거라고. 그로부터 7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물론 많은 것들이 변했다. 개중엔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변화도 .. 2023. 12. 26. 18호_시련과 발돋움 사이, 시험_pdf ver. 2023. 12. 2. 18호_아딜의 지구 / 연푸른 아딜의 지구 에디터 / 연푸른 이 이야기는 우주 아주 먼 곳, 어느 학교 공작 시간에 일어난 일이에요. 같은 반 학생인 아딜과 포륜은 지구를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내 지구에는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이 너무 많아!” 아딜이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쁜 인간들을 골라서 없애버리는 건 어때?” 포륜이 말했어요. 포륜은 반에서 늘 칭찬받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답니다. “괜찮아, 어차피 인간들은 다시 늘어날 거야. 원래 다 그런 거거든!” 모범생다운 아주 합리적인 조언이었어요. 그 말을 들은 아딜은 고민에 빠졌어요. “하지만, 어떻게 나쁜 인간들만 쏙쏙 골라낼 수 있지? 얼굴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걸!” 아딜과 포륜은 몇 시간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포륜이 눈을 크게 뜨며 박수.. 2023. 11. 30. 18호_시험을 감독한다는 것 / 바투 시험을 감독한다는 것 에디터 / 바투 공교롭게도 '시험'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된 11월은 시험으로 시작해서 시험으로 끝나는 달이었다. 지금도 지필평가 문제를 한창 출제하고 있으면서 임용경쟁시험 감독을 하루 앞두고 있다. 시험이라는 글자만 봐도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은 이 시기에 아이러니하게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니 숨이 턱 막힌다. 지금까지의 나의 인생은 시험이라는 퀘스트를 하나씩 완료하면서 이루어졌지만, 오늘은 내가 깨왔던 퀘스트가 아닌 시험 감독을 했던 경험들을 다루고자 한다. 1. 교사 임용경쟁시험 감독 교사의 월급은 아주 작고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부수입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는 각종 시험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3대 시험 감독은 이다. 이중 수능과.. 2023. 11. 29. 18호_시험에 들게 하지 말지어다 / 망 시험에 들게 하지 말지어다 에디터 / 망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이 글이 업로드 될 즘이면 이미 끝났을 것이다. 그러기에, 덕분에, 참의로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이런 주제가 뽑힌 게 아니라는 것 즘은 알 것이다. 모든 10대들이 수능을 거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세 명의 에디터에게 수능은 거쳐야 할 당연한 수순 중 하나였고,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의 10대의 마지막 이름이 수험생이라 칭해지는 것이 지당해 보였다. 돌아서면 추억이라는 말이 그때는 그렇게 야속했으나 지금 돌이켜 보아도 추억은 아니었다. 수험생일 때의 나는 제일 성격이 사나웠고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였으매 날 다정하게 키워준 모든 이들에게 날카로웠다. 그래도 서로 동고동락 하는 세월이 즐거웠으니 그 시절이 그립.. 2023. 11. 28. 이전 1 ··· 4 5 6 7 8 9 10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