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94 7호_내가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것 내가 근로자임을 증명하는 것 에디터 / 망 노동의 의미 국립국어원에서는 노동의 의미에 대해 경제적인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그렇다. 누구나 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들인다. 생계유지라 함은, 구체적으로 국립국어원에서 정의내린 것처럼 물자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살아가는 물자가 되고 이는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육체적 노력과 정신적 노력의 범위가 모호하다. 법령에서는 노동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노동을 키워드로 하여 검색하면 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 무언가 나오긴 하되 찾고자 하는 걸 찾을 .. 2021. 7. 28. 7호_집에서 집으로 / 연푸른 집에서 집으로 - 가사 노동이 향하는 곳 에디터 / 연푸른 자취 5년차의 대학생인 나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이 들면 집안일을 시작한다.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정리한 후 청소기를 한번 돌리고 나면 이미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있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아까 돌린 빨래를 종류별로 분류해 건조기에 넣고 나면 또 1시간이 훌쩍 지난다. 창틀은 여전히 더럽고, 아직 냉장고도 정리하지 못했으며, 가구 위에는 먼지가 그대로 쌓여있는데 나는 이미 기운이 다 빠져버린다. 10분만 쉬자고 생각하며 침대로 기어 들어가서는 2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그때쯤 일어나 밥 먹을 준비를 하다 보면 분명 아까 깨끗하게 정리해둔 싱크대에 다시 설거지거리가 쌓.. 2021. 7. 27. 7호_내일은 내 일이 될, 노동 / 편집장의 인사 내일은 내 일이 될, 노동 에디터 / 연푸른 6월 26일, 서울대학교 기숙사의 청소노동자 한 분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한참이 지나 7월 6일부터 보도된 관련 기사들에 따르면, 돌아가신 노동자분은 정원이 196명인 기숙사 건물을 혼자서 관리하셨다. 이는 가장 오래된 기숙사 건물 중 하나로, 4층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 하나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은 증가했지만, 청소 인원은 충원되지 않았다. 돌아가신 노동자분은 혼자서 100L가 되는 대형 쓰레기봉투를 매일 옮기고, 4개 층을 쓸고 닦으며 8개의 화장실, 4개의 샤워실을 관리하셨다. 그는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더불어 상사의 갑질 및 모욕에도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학교에서는 2019년 8월에.. 2021. 7. 26. 6호_환경, 초여름의 환기_웹진 ver. 2021. 7. 4. 6호_선량한 이기주의자 / 온기 에디터 / 온기 호주에서 받은 시그널 2019년 12월 6일 여느때와 다름없던 출근 길, Capitol square 역 앞을 지나가던 내 앞에 뜻 밖의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붉게 변해버린 시드니였다. 뿌옇게 흐려진 잿빛 하늘에 시야가 흐릿해져 한치 앞도 보기 힘들었던 그때의 시각은 겨우 오후 1시였다. 사람들이 일제히 카메라를 꺼내 그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건 꼭 지구 멸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전조 증상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호주는 19년이 처음이었고 나는 산불이라는 말에 바로 크게 놀랐다. 하지만 옆에 있던 매니저는 처음 산불이라는 말을 듣자 “그래, 여름이 오긴 왔네”라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렇다. 호주의 여름 11,12,1월은 건조해진 날.. 2021. 7. 3. 6호_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연푸른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에디터 / 연푸른 왜 환경주의는 공격받을까? 이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유튜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이슬아 작가의 인터뷰 영상에서 발을 멈췄다. 작년 10월, 에코포럼이라는 채널에서 비거니즘을 주제로 만든 영상이었다. 이슬아 작가는 비건 지향인이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비건 생활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그것이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세로 모드로 영상을 보며 한 손으로는 자연스럽게 스크롤를 내리던 나는 댓글창을 보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댓글의 대부분이 비아냥과 비난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 어투가 너무나 공격적이라, 글로 옮기기가 망설여진다. 왜 비건을 강요하느냐고 묻는 댓글은 나은 축이었다. 대부분 댓글은 삼겹살이 존나 맛있다느니,.. 2021. 7. 2. 이전 1 ··· 11 12 13 14 15 16 다음